지난 일요일, 정은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은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의 도입을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증시 위기와 금융 산업 현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암호화폐 ETF 승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투자자 기반 약화

보도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감소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2024년 하반기 들어 코스피(KOSPI) 지수는 15% 이상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비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거래, 반복적인 기업 분할, 무분별한 증자, 그리고 ‘좀비 기업’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 증시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이사장은 한국이 세계 3위의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암호화폐는 금융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ETF 승인 지연, 경쟁력 저하 초래할 수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암호화폐 기반 ETF의 승인이 계속해서 지연될 경우, 한국 시장이 글로벌 금융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 이사장은 미국이 이미 암호화폐 ETF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도 신속하게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 시장입니다. 암호화폐는 금융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며, 미국에서는 이미 ETF가 상장되어 적극적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암호화폐 ETF 거래를 조속히 승인해야 합니다.”

미국의 암호화폐 ETF 승인, 한국 규제 변화에 영향

정 이사장은 현재 정치권이 금융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과도한 규제가 시장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FSC)는 2017년 암호화폐 ETF를 금지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해당 투자 상품을 승인한 이후에도 기존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서, 한국 금융 당국의 입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디지털 자산 관련 신규 자문 기구를 구성하여 기존 규제를 재검토할 계획을 밝히며, 보다 유연한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한국 금융당국이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금융에 적극적으로 편입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2025년 경제 불확실성…암호화폐 ETF 승인 필요성 더욱 커져

올해 1월,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가 암호화폐 ETF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2023년 국내 자본 시장이 큰 어려움을 겪으며 기업 성장성이 저하된 점을 언급했다. 그는 2025년에도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해 시장이 다시 한 번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금융투자협회(KOFIA)의 서유석 회장 또한 최근 투자 상품 승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이 미국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 ETF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관 투자자의 참여를 확대하며, 한국을 디지털 자산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금융당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 및 ETF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